때늦은 무한도전 듀엣가요제 앨범의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평. 악중고독(music)

* 듀엣가요제 음반을 받아 들고 느낀 건, 최근 듣기 힘든 참신함과 넘실거리는 멜로디, 적절한 드라이브 감과 따뜻함이었다. 최근에 가요 음반을 들으면서 이 정도로 만족감을 느낀 적이 있던가. 특히 미니 앨범 체계로 바뀌면서 그 현상은더욱더 심해졌다. 정말 들을 만 했다는 생각이 최근에 들었던 건 투애니원 신보뿐이었다. 투애니원의 이번 미니앨범은 테디의 감각이 한창 절정에 올랐음을 귀로 느끼게 해준 음반이었다. 그리고 또 뭐가 있을까? 비록 내가 소덕후를 자처하지만, 솔직히 소녀시대의 이번 미니 앨범은 일관성도 없고 급하게 뽑아낸 티가 역력했다. 차트에서 투애니원과 듀엣가요제에게 밀리는 건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물론 그래도 영상으로 볼 때는 흐뭇하긴하지만. Gee때만큼의 완성도로 돌아오긴 기대해본다.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샜다. 역시 난 더러운 소덕후.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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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라이거의 Let's Dance는 시원한 드라이브 감이 일품인 곡이었다. 늘 세상에 대한 저항과 울분을 토해내던 타이거 JK가 결혼 후 부드러워진데다가, 자신의 앨범이 아니라는 점에서 힘을 뺴고 대중적인 사운드를 뽑아냈다는 느낌이다. 윤미래라는 걸출한 보컬 겸 래퍼의 힘 역시 대단하다. 워낙 라이브에 강한 이들이라 그런지, 막상 스튜디오 버전이 심심해 보인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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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스마의 세뇨리따. 이정현은 차라리 이 노래를 타이틀로 밀 것을 잘못했다는 느낌이다. 지금 가요프로그램 나와서 밀고 있는 정체불명의 곡보다 몇 배는 완성도 있다. 대중가요의 미덕인 선명한 멜로디와 멋진 퍼포먼스. 한 번으로 끝나긴 아까운 공연. 이정현의 과도하게 카리스마 있어 보이려는 보컬과 퍼포먼스를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인정해 줄만한 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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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자돼면의 바베큐는 간만에 맛보는 에픽하이의 상큼한 곡이었다. 개인적으로 에픽하이는 밝고 상큼한 곡에서 그 매력이 배가된다고 생각하는바, 최근의 무겁고 어두운 에픽하이의 음악이 아닌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곡을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매우 만족스럽다. 이 앨범 수록 곡 전체의 특징인, 생동감 있는 멜로디 역시 매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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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브레인의 더위 먹은 갈매기. 딱 노브레인 노래. 더도덜도 말고 그 느낌이다. 당신이 노브레인 팬이라면 좋아할 것이고, 아니라면 그저 그럴듯한 곡. 개인적으로 단순한 코드의 펑크를 좋아하지 않고, 노브레인의 작법을 그닥 좋아하지 않기에 평가는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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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카드라이브의 냉면. 어쨰서 이트라이브가 최고로 트랜디한 인기 작곡가인지 알게 해주는 곡이었다. 이트라이브의 장기인, 겹겹이 전자음을 쌓아 만든 사운드는 일품이었다. 게다가 이러한 전자음으로 전개되는 데도, 어떻게 락적인 훅을 만들 수 있는걸까. 소녀시대는 소원을 말해봐가 아니라 냉면을 받아서 9명이서 파트를 나눠서 녹음하고 컴백하는것이 더 나았을 것 같다는 게 내 생각이다. 쌈마이하고 댄스적인 사운드의 용감한 형제와 꽤나 비교해볼만한 구석이 많다. 과도한 자기 복제로 한계가 보이는 것 같은 용감한 형제 대신, 앞으로 이트라이브와 테디가 한동안 가요씬을 이끌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해본다. 물론 전적인 내 추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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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편한 사람들의 난 멋있어. 솔직히 윤도현 밴드와 길의 만남이 이정도 밖에 뽑혀 나오지 않았다니 좀 실망인 감이 있다. 곡 자체는 요새 미국과 영국에서 한창 유행하는 개러지 락 리바이벌 계열의 음악이다. 멜로디도 나쁘지 않고 매력도 있다. 하지만 리쌍의 멜로디메이커 길의 존재가 굉장히 아쉽다. 물론 핌프락이나 하드코어 사운드로 가는 방법도 있었겠지만, 길은 랩퍼가 아니라 보컬이다. 차라리 개리도 초빙해서 같이 음악을 만들었다면 보다 그럴 듯 했을 텐데. 많이 아쉽다. 음악으로 먹고 살기 힘들어서 예능을 하는 건 알지만, 길이란 뮤지션이 대중들에게 저 평가 당하는 것 같아 아쉽다. 그도 윤종신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할 것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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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쉐이빙의 영계백숙. 무한도전과 정준하라는 개그맨, 그리고 개그맨이 되어버린 윤종신의 이미지가 이 노래를 저평가하게 만드는 주범이라 생각한다. 전형적인 동화 스토리에, 영계백숙과 메밀국수라는 음식을 접목시킨 가사도 절묘하고, 이미 전설이 되어버린 훅 역시 대단하다. 기승전결이 매끄럽지 않다는 의견도 많은데, 이는 댄스곡을 만들 때 윤종신의 특기 혹은 버릇인 듯 하다. '내 사랑 못난이'와 전개 방식이 비슷하다고 느끼는 건 나 하나뿐? 비음 섞인 부담스러운 정준하의 목소리에 이펙터를 걸어 무난하게 만든 부분에서는 윤종신의 고심이 느껴졌다. 리믹스버전에서 윤종신이 자신의 목소리에 이펙터를 적게 넣은 걸 듣고 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애프터스쿨의 활용이 조금 아쉬운 것이 흠이라면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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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oIHLo 2009/07/28 09:40 # 답글

    영계백숙...은 확실히 구조가 영 어색한 게 거슬리더군요.
    바베큐는 노래가 따뜻하지만 '전자깡패'의 위용에는 조금 모자란다고 생각함미다 -ㅂ-

    최근 괜찮았던 곡은 브아걸 이번 신곡. 그런데 앨범 내 나머지 곡은 별로라 안습;
  • 조커 2009/07/28 13:45 #

    ㅋ 영계백숙의 어색한 구조도, 그간 윤종신의 작풍을 보다보니 이해되고 재밌더라. 전자깡패는 공개된 버전은 오히려 포스가 약해서 별로. 브아걸.... 컨셉이 너무 애매하던데. 어쩌다 정도가 가장 나았다고 생각한다.
  • 천용희 2009/07/28 11:28 # 답글

    영계백숙은 정준하 전체 목소리에 이펙트를 걸어놨더군요. 솔직히 라이브버전 들으면서 이른바 몇몇 예술장르에서 통용되는 '소프트웨어가 전설이어도 하드웨어가 ㅄ이면...'이라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 조커 2009/07/28 13:46 #

    뭐 목소리에 이펙트 거는건 요새 가요계의 트랜드이기도 하니까요. 빌보드 차트를 휩쓰는 블랙뮤직들의 트랜드이기도 하구요. 윤종신 리믹스 버전으로 들으니 한결 곡이 나아졌다는 면에서 정준하 보컬의 한계를 느낄수 있었습니다.
  • antidust 2009/07/28 13:28 # 삭제 답글

    한동안 영계백숙, 오오오오오~~~가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았더랬지...
    ....이것도 가사 무단 전사로 저작권법에 걸릴라나 ㅎㅎ
  • 조커 2009/07/28 13:48 #

    ㅎㅎㅎ 사실 저런 훅을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작곡가에겐 큰 능력인데 말이지. ㅋ
  • 지나가다 2009/07/28 14:13 # 삭제 답글

    여태 관심없다가 조커님의 글을 읽고 한 번 찾아서 들어보았습니다 :)
    2만장 이 괜히 나온 게 아니군요;; 음악하는 분들이
    '무한도전'의 등을 업고 2만장을 팔았다고 하던데
    노래가 참 좋네요 다들;; 거기다 한 가수의 음반이 아니라 여러 가수의 곡이 들어있는 음반이니;;
    무한도전의 힘이 크긴 했지만 성공할 수 밖에 없었네요;;
    특히 세뇨리따는 -_-;; 정말.. 제 취향이라 ㅇ>-< 와 이런 노래가 있었다니!!! ㅠㅠㅠ 하고 놀라고 왔습니다 ㅠㅠ 덧글 달게 된 계기기도 하구요 ㅠㅠ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조커 2009/07/28 15:23 #

    솔직히 유명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하다보니 경쟁심리속에서 더 좋은 노래가 나온 것 같아요. 요새 나오는 가요음반들으 ㅣ처참한 완성도를 보다보면 더욱 비교된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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